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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5

좋은 시 추천ㅡ 김기택 시인 '말랑말랑한 말들을' 돌 전후로 아기가 옹알옹알 하면서 말 배우는걸 보면~ 부모는 정말 아기가 귀여워서 어쩔줄을 모르지요. 남들은 못알아든 지 애미 애비만 알아들 수 있는 말들, 혹자는 외계어라고도 하지요. 그래도 그때가 아이는 제일 이쁩니다.^^ 좋은 시 추천ㅡ 김기택 시인 '말랑말랑한 말들을' 말랑말랑한 말들을 돌 지난 딸아이가 요즘 열심히 말놀이 중이다. 나는 귀에 달린 많은 손가락으로 그 연한 말을 만져 본다. 모음이 풍부한 자음이 조금만 섞여도 기우뚱거리는 말랑말랑한 말들을. 어린 발음으로 딸아이는 자꾸 무어라 묻는다. 발음이 너무 설익어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억양의 음악이 어찌나 탄력이 있고 흥겨운지 듣고 또 들으며 말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음 직한 비밀스러운 문법을 새로이 익힌다. 딸아이와 나의 대화는 막힘이 .. 2015. 4. 13.
조항록 '식구' 좋은 시 추천 여름철 윙윙 거리며 사람들의 피를 빠는 모기, 그 모기를 보면서 시인은 이렇게 재미난 시를 쓰셨네요. 조항록 '식구' 좋은 시 추천 식구 이렇게 옹색한 모기 뱃속에 여럿의 피가 섞여 있었구나 저마다 제 그리움의 잠꼬대를 그림자처럼 데려온 저녁 한데 엉겨 함께 붉었구나 밤새 가려움이 똑같았구나 바람벽에 눌어붙은 핏자국이 저기 먼 훗날 벌겋게 부어오른 내력이겠구나 - 조항록 - 2015. 4. 8.
이은규 '놓치다, 봄날'ㅡ좋은 시 추천 어제 오산 물향기 수목원에 다녀왔어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 벚꽃등등 봄꽃들이 피기 시작하더군요. 봄,가을이 갈수록 짧아지네요. 이봄이 떠나기전에 부지런히 즐겨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은규 '놓치다, 봄날'ㅡ좋은 시 추천 놓치다,봄날 저만치, 나비가 난다 生의 귓바퀴에 봄을 환기시키는 운율로 저 흰 날개에는 왜 기생나비란 이름이 주어졌을까 色氣 없는 기생은 살아서 죽은 기생 모든 色을 날려 보낸 날개가 푸른빛으로 희다 잡힐 듯 잡힐 듯, 읽히지 않는 나비의 문장 뒤로 먼 곳의 네 전언이 거기 그렇게 일렁인다 앵초꽃이 앵초앵초 배후로 환하다 바람이 수놓은 급기에 흰 피가 흐르는 나비의 날개가 젖는다 젖은 날개 사이로 햇살처럼 비치는 네 얼굴 살아서 죽은 날들이 잠시 잊힌다 이 봄날 나비를 쫒.. 2015. 4. 6.
좋은 시 추천ㅡ이하 '배춧속 버무리며-북경일기 4' 뉴스로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이 시를 읽다보니, 몇해전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를 봤을때가 생각나더라구요. 처음에는 그냥 코메디 영화인줄 알았는데요. 아~ 극중 수애가 탈북자더라고요.ㅜ.ㅜ 한국으로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항상 쫒겨다니고 숨어다니고, 탈북자들은 그 누구도 법적으로 보호를 못해주는 상황..ㅜ.ㅜ 지금도 어느 중국땅, 우즈베키스탄에 있을지도 모를 북한의 동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야겠지요? 좋은 시 추천ㅡ이하 ' 배춧속 버무리며-북경일기 4 ' 배춧속 버무리며-북경일기 4 김치가 먹고 싶어 조선족 아줌마를 찾았습니다. 제 몸보다 큰 고무하지 들고 찾아온 아줌마 우리 한데 앉아 배추를 버무렸습니다. 겉절이 한입 그득 물고 나는 내.. 2015. 4. 3.
좋은 시 추천 ㅡ 김연종 '디지털 신앙' 이 시를 보는 짧은 순간에도 전화벨이 울리고, 문자가 오고..카카오톡을 무시할 수 없다. 좋은 시 추천 ㅡ 김연종 '디지털 신앙' 디지털 신앙 그녀가 부들부들 떨고 있다 바람처럼 격렬한 그녀의 진동에 디지털 사내의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다 풀잎처럼 고요히 자라나는 신뢰의 안테나 신앙의 충전량은 화면 속 오로지 안테나의 크기에 비례한다 그녀가 손에서 떠나가면 디지털 사내는 안절부절못하고 곧바로 그녀의 행적을 찾아낸다 사내가 호출할 때마다 그녀는 또다시 어김없이 진동한다 사내의 깊숙한 바지속에서도 수음의 침대 속에서도 날마다 소시지 같은 스팸을 먹으며 문자 분리수거중인 디지털 사내 그가 한시라도 견디기 어려운 건 그녀의 부재가 아니라 침묵, 스팸보다 더 두려운 건 빈 깡통 같은 그녀의 적요다 - 김연종 - 2015.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