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어제 오산 물향기 수목원에 다녀왔어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 벚꽃등등 봄꽃들이 피기 시작하더군요.
봄,가을이 갈수록 짧아지네요.
이봄이 떠나기전에 부지런히 즐겨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은규 '놓치다, 봄날'ㅡ좋은 시 추천
놓치다,봄날
저만치, 나비가 난다
生의 귓바퀴에 봄을 환기시키는 운율로
저 흰 날개에는 왜
기생나비란 이름이 주어졌을까
色氣 없는 기생은 살아서 죽은 기생
모든 色을 날려 보낸 날개가
푸른빛으로 희다
잡힐 듯 잡힐 듯, 읽히지 않는 나비의 문장 뒤로
먼 곳의 네 전언이 거기 그렇게 일렁인다
앵초꽃이 앵초앵초 배후로 환하다
바람이 수놓은 급기에
흰 피가 흐르는 나비의 날개가 젖는다
젖은 날개 사이로
햇살처럼 비치는 네 얼굴
살아서 죽은 날들이 잠시 잊힌다
이 봄날 나비를 쫒는 일이란,
내 기다림의 일처럼 네게 닿는 순간, 꿈이다
꿈보다 좋은 생시가 기억으로 남는 순간
그 生은 살아서 죽은 나날들
바람이 앵초 꽃잎에 앉아
찰랑, 허공을 깨뜨린다
기록이 없는 나비의 문장에 오래 귀 기울인다
꼭 한 뼘씩 손을 벗어나는 나비처럼
꼭 한 뼘이 모자라 닿지 못하는 곳에 네가 있다
어느 날 저 나비가
허공 무덤으로 스밀 것을 나는 알지 못한다
봄날, 기다리는 안부는 언제나 멀다
-이은규-
반응형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항록 '식구' 좋은 시 추천 (2) | 2015.04.08 |
---|---|
하종오 '밴드와 막춤'ㅡ좋은 시 추천 (0) | 2015.04.06 |
좋은 시 추천ㅡ이하 '배춧속 버무리며-북경일기 4' (2) | 2015.04.03 |
좋은 시 추천 ㅡ 김연종 '디지털 신앙' (0) | 2015.04.03 |
좋은 시 추천 - 김사인 '오누이' (0) | 2015.03.27 |